거리로 나온 마약 [신동욱 앵커의 시선]

거리로 나온 마약 [신동욱 앵커의 시선]

"필라델피아의 거리에서…" 록 스타,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옛것과 새것, 반듯함과 누추함이 엇갈리는 거리를 걷습니다 평등과 박애, '형제애'의 도시 필라델피아를 찬미합니다 하지만 켄싱턴가 풍경은 영락없는 좀비 영화입니다 허리를 굽힌 채 두 팔을 늘어뜨린 사람들이 정지화면처럼 멈춰 있습니다 벽에 대고 혼잣말을 하고, 표지판을 붙들고 힘겹게 서 있습니다 찻길에 쓰러졌다가 겨우 일어서더니 도로 나동그라집니다 마약에 절어 뇌가 마비된 사람들입니다 거리에서 남자가 주사기를 들고 춤을 춥니다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이상한 여자가 있다"며 몸을 떠는 남자도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이틀 사이, 부산 두 곳에서 마약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출동했던 현장입니다 속옷만 입고 거리를 돌아다니고, 마약에 취한 남녀가 비틀거리는 일들이 지난해 여러 도시에서 잇따랐습니다 서울에선 이른 아침 집에서 뛰쳐나온 중국인이 다짜고짜 행인을 때려 살해했습니다 우리 거리도 이제 더는 마약에서 무사하지 않습니다 급기야, 해도 떨어지지 않은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길 가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나눠주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집중력이 좋아진다"며 마시게 한 뒤 부모 전화번호를 받아내 "아이의 마약 복용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악랄하기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청소년의 뇌는 마약에 더욱 약해서, 어른보다 일곱 배까지 더 손상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마약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지난달 열네 살 여중생이 아파트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텔레그램으로 비트코인을 주고, 약속 장소에서 필로폰을 가져와 복용했습니다 서로 만나지 않고 물건을 주고받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입니다 지난 1월엔 고교생 세 명이 중간 판매책까지 고용해, 마약에 웃돈을 붙여 되팔다 붙잡혔습니다 마약 거래가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음식 배달하듯 마약을 살 수 있게 된 겁니다 필로폰 1회 분이 치킨 한 마리 값까지 내려간 데다, 가상화폐나 전자지갑을 이용해 쉽게 지불합니다 연예인의 #마약 사례가 늘어나면서 스타를 선망하는 청소년들이 쉽게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지난해 10대 마약사범은 3백 명에 육박해, 4년 사이 세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집계에 잡히지 않는 실제 범죄가 서른 배에서 백 배까지 많다고 봅니다 교실까지 뚫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둑이 터지기 전에 막아야 합니다 그런데 검찰은 여태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지금부터 전쟁하듯이 막으면 막을 수 있습니다" 4월 6일 #앵커의시선 은 '거리로 나온 마약'이었습니다 [Ch 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 👍🏻 공식 홈페이지 👍🏻 공식 페이스북 👍🏻 공식 트위터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 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