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선을 넘다 [신동욱 앵커의 시선]
새벽 다섯 시, 동해 최북단 저도 어장이 열리는 날은, 어민보다 해군과 해경이 더 분주합니다 "본적 좌현 선수에서 선미를 통과하면서 점호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해경 안내방송이 끝나기 무섭게, 어선들이 줄지어 어로한계선에서 대기합니다 해경은 어선과 선원 명단을 일일이 확인한 뒤 들여보냅니다 떠오르는 붉은 해를 뒤로하고 어선들이 일제히 달려나갑니다 대문어와 대게가 풍성한 저도 어장은 어로한계선에서 북으로 1 8km에 이르는 황금 해역입니다 한계선을 넘어 도망치는 문어들을 바라보기만 했던 어민들을 위해 4월부터 12월까지 열어준 지도 50년이 됐습니다 하지만 동해의 군사분계선에 해당하는 북방한계선 NLL 턱밑까지 올라가 조업하느라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단 1미터의 월선도 허용할 수 없는 경비함과,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어선들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곤 하지요 분단의 아픔이 차갑게 흐르는 바다이자, 뜨겁도록 치열한 삶의 현장입니다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저도 어장에서 문어를 잡던 어민들의 머리 위를 날아 속초 앞바다에 떨어졌습니다 동쪽으로 발사해왔던 북한 미사일이 NLL을 넘어온 것은 초유의 도발입니다 미사일 궤도 방향에 있던 울릉도에는 6·25 이후 처음으로 공습경보가 내려졌습니다 미사일 탄착점은 공해였지만 우리 영해에서 불과 35km 떨어진 곳이어서 영토 침범이나 다름없습니다 남북 군사합의를 휴지조각처럼 구겨버리면서, 대한민국을 1차 타격 대상으로 겨눈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이태원 참사로 국가적 애도에 잠겨 있는 우리를 조금이라도 배려할 북한이 아니지요 우리 군의 대응도 2010년 #연평도 때와는 달랐습니다 전투기를 띄워 NLL 북쪽으로 공대지미사일 세 발을 쏘았습니다 갈수록 높아지는 도발 수위를 지켜보기만 해서는 북한을 더욱 방자하게 만들 뿐입니다 북한은 미사일 스물다섯 발과 포탄 백여 발을 동해와 서해로 퍼부은 데 이어 오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동해에 추락하긴 했습니다만 7차 핵실험을 향한 무모한 불꽃놀이는 계속될 겁니다 그런데 북한이 어제 쏜 미사일 값만 1천억 원을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 달 동안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품값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폐쇄됐던 저도 어장은 하루 만에 다시 열려 어민들이 생업에 나섰지만, 미사일 폭죽놀이에 더욱더 찌들어 갈 북한 주민의 삶이 걱정입니다 이제 북한의 핵 위협은 우리 코앞에 닥쳤습니다 안보 문제로 정쟁을 벌일 만큼 사정이 한가하지 않습니다 그건 국민들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11월 3일 앵커의 시선은 '북 미사일, 선을 넘다' 였습니다 #군사합의 #핵실험 [Ch 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 👍🏻 공식 홈페이지 👍🏻 공식 페이스북 👍🏻 공식 트위터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 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