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그리 두려운가 [신동욱 앵커의 시선]

무엇이 그리 두려운가 [신동욱 앵커의 시선]

"내일, 인류는 우주 속으로 티끌처럼 사라집니다" 고대 마야인들이 2012년 12월 21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예언했다는, 이른바 '마야 종말론'에 편승한 영화지요 현대판 '노아의 방주'에 탄 사람들만 살아남는 결론도 종말론을 닮았습니다 "우리 달력이 31일에 끝나는 것처럼, 마야 달력은 12월 21일에 한 해가 끝나는 것뿐입니다" 우리도 휴거 소동이 있었습니다만, 시한부 종말론은 늘 되살아나곤 합니다 예언이 거짓으로 밝혀지면 교주를 욕하며 뿔뿔이 흩어질 것 같은데, 현실은 번번이 정반대였습니다 "우리의 믿음 덕분에 심판이 미뤄졌다"며 새 종말의 날을 정해 더 열광적으로 외치고 다니는 겁니다 거기서 나온 것이 심리학 이론 '인지 부조화' 입니다 자신의 믿음과 객관적 현실이 어긋나도, 어리석었던 생각을 바꾸기는커녕, 사실과 증거를 부정하며 끝까지 우기는 인간심리를 가리키지요 정경심 교수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1심 판단을 대부분 유지하며 "입시제도와 주식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대법원 상고심은 사실관계보다 법률적용을 심리하는 법률심이어서 여러 혐의들의 사실 규명은 2심에서 매듭지어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대선주자들을 비롯한 여권과 지지층은 여전히 사법부 성토와 검찰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재판부가 "따로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한 인턴 세미나 동영상과 관련해 민주당 원내대표가 했던 말도 돌아봅니다 "날조된 진실 앞에 국론은 분열됐고… 검찰 각본의 가족 인질극이 양심고백에 조기 종영됐습니다" 여권의 논리와 주장은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시비리 의혹이 터져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습니다 모든 것을 사회적 시스템 탓으로 돌렸고, 검찰수사를 정권에 대한 저항으로 규정해 검찰개혁 명분으로 삼았습니다 기소되면 보자고 하더니, 기소가 되자 법원 판단을 기다리자 했고, 이제 2심 판결까지 나오고도 도무지 믿음을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경우 자신들만의 세계가 무너지는 게 두려운 걸까요 어제 미국에선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성폭력 사건으로 물러나면서 정치적 희생양을 자처했습니다 "나는 (이번 조사가) 정치적 의도에 의해 불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믿습니다" 어디선가 지겹게 보고 들은 듯한 장면이지 않습니까 8월 12일 #앵커의시선 은 '무엇이 그리 두려운가' 였습니다 [Ch 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 👍🏻 공식 홈페이지 👍🏻 공식 페이스북 👍🏻 공식 트위터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 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