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교계브리핑 – 황승영 기자
11 0628 최근 해외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는 선교사들이 추방이나 테러 등으로 신변에 위협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필리핀의 한 선교사가 현지 경찰서 유치장에 거의 한 달 째 구금돼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 백영모 선교사가 지난달 30일 불법 무기 소지 혐의 등으로 체포됐습니다 오늘은 백 선교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석방운동은 또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한국성결신문 황승영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우선, 사건 개요부터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황 기자, 필리핀에서 18년간 활동해온 선교사가 돌연 체포된 사유가 잘 납득되지 않는데요, 불법 무기가 소지 혐의라고 알려졌는데 맞는 겁니까? 황승영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도 불법무기 소지 부분을 납득할 수 없다고 보고 있는 데요 현지 경찰당국에 따르면 백 선교사는 관계기관에 등록, 허가되지 않는 권총 2점과 총탄 24발, 수류탄 등 불법 총기류와 폭발물류 소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백 선교사 혼자만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한 경비회사의 대표와 선교법인의 행정관 등과 같이 공모했다고 경찰은 보고 있는데요, 마닐라 안티폴로 수사당국은 작년 12월 15일 선교법인이 소유한 건물을 압수수색한 결과 미등록 총기류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필리핀은 자국민의 총기 소지는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나, 외국인들의 소지는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요 현지에서는 이를 악용한 일들이 종종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 선교지서 18년간 활동해온 선교사가 불법 무기를 숨겨두거나 소지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든, 현실적으로든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백 선교사의 충격이 클 것 같은데요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황승영 기자 - 네 안티폴로 유치장에 구금된 백 선교사는 큰 충격에 빠진 것은 사실입니다 죄 없이 감옥에 갇혀 있는 것 자체가 처음엔 너무 고통스럽고, 두려움이었는데 지금은 곧 석방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열악한 수감생활을 잘 견뎌내고 있다는 소식을 먼저 전해 드립니다 하지만 백 선교사는 경찰 측 주장에서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다 내가 왜 경찰에 체포되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백 선교사는 “그런 총기 및 폭발물을 본적도 없고, 만진 적도 없고, 무기류 발견된 곳에 있지도 않았고, 직접 관련된 아무런 증거도 없다는데 경찰이 막무가내로 체포한 것은 무리한 처사”라는 입장을 옥중에서 밝혔습니다 더욱이 이번 수사와 관련해서 한 번도 소환장을 받아 본적도 없고, 경찰 등 그 어떤 수사당국으로부터 소명하라는 문서도 없었다고 합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백 선교사는 현지 변호사를 선임해서 법적 대응을 하고 있는데요, 지난 6일 있었던 1차 법원 심리에서 “이 사건 자체가 법에 이치에 맞지 않으니 사건을 기각해달라고”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판사의 판결은 나오지 않고 있어 답답한 상황입니다 앵커 - 억울함을 호소하는 선교사의 입장을 우리는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현지 경찰당국의 수사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수사과정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이 너무 많다면서요? 황승영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선교사가 불법 무기를 소지했다는 것도 납득할 수 없는데요, 경찰이 이런 범죄 사실을 밝혀내기 위한 수사와 체포과정이 더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현지의 반응입니다 우선, 수색 영장 부분인데요,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곳은 무기가 발견된 곳이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영장은 엉뚱하게도 인근에 있는 필리핀국제대학 주소지로 발부된 것이 경찰 조서에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대학이 아닌 선교법인의 소유의 건물을 수색했습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다음으로 의심 가는 대목은 경찰이 체포 전 백 선교사에게 출석 통지서를 수차례 보냈다고 주장했는데, 백 선교사 측은 그런 우편물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합니다 백 선교사의 아내 배 선교사는 "재 거주지에서 9년째 살고 있지만, 출두고지서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법원의 서류를 보면, 백 선교사의 거주지가 9년째 살고 있는 현재의 주소지가 아니라 필리핀국제대학으로 돼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이 수차례 보냈다는 통지서를 백 선교사는 처음부터 받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백 선교사의 거주 등록지와 수색영장이 발부된 곳이 왜 이번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필리핀국제대학으로 되었는지는 의문이 드는데도 법원도 경찰 당국도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 그러면 이번 사건이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흔히 일어나는 ‘셋업 (set up) 범죄라고 의심할 수 있는 겁니까? 황승영 기자 - 네 백 선교사 측과 소속 교단에서는 ‘셋업’ 범죄나 ‘올가미’ 수사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셋업 범죄는 표적을 고른 뒤 총알과 같은 무기류나 마약류 등을 가방에 넣거나 집 내부에 설치해 놓고 경찰에 신고한 후 석방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를 말하는데요 최근에는 한국인 여행객을 상대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백 선교사에게 아직까지 돈을 요구하는 사람은 없었고, ‘셋업’이라고 명확하게 밝혀진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수색영장과 출석통지서가 엉뚱한 데로 간 것도 그렇고, 수색영장이 안티폴로가 아닌 거기서 2~3시간 떨어진 곳에서 발부된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고 백 선교사 측은 주장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의 어느 곳을 수색해야 하는데, 전라도 광주의 법원에서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온 것이라 미심쩍다는 것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필리핀 경찰의 압수수색 장면이 현지 방송에 방영된 점, 또 백 선교사가 수갑을 차고 체포되는 영상이 같은 날 한국에 있는 인사들에게 전달된 점을 볼 때, “처음부터 백선교사를 구속시키기 위해 작업이 진행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 심증은 가는 데 확증이 없으니 답답한 노릇인데요, 그럼 교단에서 백 선교사의 석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황승영 기자 - 네, 교단에서는 백영모 선교사 석방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만들어서 현재 석방과 구명 활동에 적극 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선교사의 신변 문제로 외부에 드러내지 않았지만 사안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공개적인 대응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다각적인 채널로 백 선교사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에는 서울 경찰청 앞에서 백영모 선교사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정부와 경찰, 외교당국이 백 선교사의 억울한 구금에서 구해 줄 것을 촉구하고, 경찰청장에 탄원서를 전달했습니다 백 선교사의 아내 배순영 선교사도 이날 “제발 아무 죄 없이 갇힌 우리 남편을 구해 달라”며 정부와 국민들에게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배 선교사는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편 선교사가 안티폴로 감옥에 있습니다(필리핀)'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면서 범 교단 차원에서 국민청원이 진행돼 일주일 만에 4만 명 넘게 동참했습니다 백 선교사의 억울한 옥살이는 채널A와 연합뉴스 등 일반 언론에도 보도 되면서 사회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한기연 등교계 연합단체도 선교사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국민 운동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 그렇군요 아무쪼록 백 선교사님의 사건이 억울함 없이 잘 마무리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황승영 기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