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엽동우체국 _詩 홍계숙(낭송 이온겸)
🍃주엽동우체국 시 홍계숙 낭송 이온겸 Music by 브금대통령 수국꽃나무 한 그루 우체통으로 피어있다 뒤뜰 좁다란 화단을 지나 담장 깊은 쪽문으로 계절이 드나드는 곳, 낮은 계단을 올라 햇살 출렁이는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면 서성이는 사람들 코끝에 수국꽃잎 한 장씩 붙어 팔랑팔랑 안부가 전송된다 종종걸음이 한 꾸러미 향기의 무게를 재고 돋보기는 초록의 본적지를 찾는다 가슴 속 수국 꽃잎이 필 때면 나는 강바람이 바다로 흘러드는 키 작은 마을로 발목이 다친 향기를 부치러 온다 반송 주소를 수국의 꽃밭이라 적으며 꽃잎 엽서에 햇빛 소인을 찍어 어깨짐 한가득 꽃향기를 둘러메고 길을 나서는 바람 사랑은 초록을 건너와 연분홍과 보라를 머물다 나비 걸음으로 수국꽃송이처럼 저물어간다 서쪽의 이마를 어루만지며 노을 엽서 한 장, 꽃나무 우체통 속으로 스미고 있다 📖 계간 《문학마당》 2022년 여름호 🎵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 🎵Track : 당신과 함께 한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