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구나무선 경찰 [신동욱 앵커의 시선]
"뒤죽박죽! 엉망진창! 뒤죽박죽!" 모든 것이 뒤집힌, 바보들의 축제 행렬입니다 사람을 개가 끌고 가고, 요리사를 가재가 요리하고, 어부를 물고기가 잡으러 다닙니다 김홍도가 열아홉 신선을 담아낸 국보 병풍그림입니다 거기에 나귀를 거꾸로 타고 가며 책을 읽는 노인이 있습니다 김홍도가 이 신선을 따로 그린 보물도 있지요 도교 8대 신선에 꼽히는 장과로입니다 그는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경고하느라 나귀에 거꾸로 앉아, 타고 다녔다고 합니다 시인이 한강과 나란히 가는 공항철도를 타고 가다 착시현상을 겪습니다 "눈을 감았다 떠보니, 한강이 거꾸로 흐른다 뒤로 가는 열차에 내가 탔구나" #이태원참사 가 터진 날 밤, 정부 #보고체계 는 거꾸로 작동했습니다 대통령이 참사 46분 만에 첫 보고를 받았고, 9분 뒤 #행안부장관 이 보고를 접했습니다 서울경찰청장은 한 시간 21분 만에, #경찰청장 은 두 시간이 돼서야, 그것도 대통령보다 73분이나 늦게 상황을 알았습니다 이미 SNS와 언론을 통해 현장 상황이 전파되고 있을 때였지요 경찰청장이 수습 회의를 주재한 새벽 두시 30분에는 희생자가 백 명을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서울 한복판 대참사에서 이런 역순 보고와 늑장 대처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인지, 하도 황당해서 믿기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관할 용산 경찰서장은 식당에서 저녁을 들다 밤 아홉 시 30분쯤 보고를 받고 떠나, 현장에 열한 시가 돼서야 도착했다고 합니다 그 90분 공백에는 일절, 유선 지휘라도 한 흔적이 없습니다 서울경찰청 #112 상황실 당직 책임자였던 상황관리관은 지침을 어기고 자기 사무실에 있다가 참사 한 시간 24분이 지나서야 나타났습니다 그는 서울청장 보다도 늦게 참사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런 경찰을 경찰이 수사한답니다 "근무자들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빠짐없이 조사하겠다"는 경찰청장의 말이 국민에게 어떻게 들리겠습니까 대안이 될 수 있는 검찰은 합동수사본부에도 참여할 수가 없습니다 이른바 #검수완박 의 폐해가 이런 식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지요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해 대거 넘겨준 경찰의 실상이 이 지경인데 말입니다 1970년대 포크가수 양병집은 물구나무선 세상을 그렇게 노래했습니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흘렀어도 상식과 상하가 뒤집힌 세상은 변함이 없습니다 11월 4일 앵커의 시선은 '물구나무선 경찰' 이었습니다 [Ch 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 👍🏻 공식 홈페이지 👍🏻 공식 페이스북 👍🏻 공식 트위터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 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